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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메로스

utjhdy 2024. 2. 8. 14:30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와 [유정천 가족]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모리미 도미히코의 다른 작품 [달려라 메로스]도 읽게 되었다// 근데..이거 모리미 도미히코 맞나.. 물론 교토가 배경이고, 중간중간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에 나오는 설정들(대학축제의 코끼리 엉덩이나, 궤변론부 등)이등장하긴 하지만 역시 다른 작가들의 원작을 다시 써서 인걸까.. 뭔가 모리미 도미히코의 고정적인 이미지와는 다르다. 일단 책이 무진장 얇고. 그 얇은 것도 산월기, 덤불 속, 달려라 메로스, 벚나무 숲 만발한 벚꽃 아래, 햐쿠모노가타리 이렇게 다섯편으로 나눠져 있다. 모두 다른 작가들의 훌륭한 원전 제목인데 거기서 모티브를 하나씩 따와 썼다고 한다. 저자 후기에 보면 자세히 나와있는데 원작들을 모르는 나로써는 잘;;; 단편으로 에피소드 위주라서 사실 포스트를 쓰기도 참 그렇다; 그저 원작을 아시는 분이면 읽어보라고 권하고. 모르셔도 뭐 그냥 쭉 읽을 수 있어요~라는 말밖에(나도 하나도 모르고 읽었다) 그러나 내가 안좋아하는 단편이고.ㅋㅋ 이야기 하나하나도 내러티브가 강하다기 보다 특유의 교토 분위기가 나는 에피소드라 쓸말이;; 인상적이었던건 산월기의 텐구.이야기. 벚나무 숲 만발한 벚꽃아래의 남녀이야기(제목처럼 아름 다운 이야기는;;) 햐쿠모노카타리의 허무한 끝.(무서운 이야기라서 기대했는데;;) 덤불속의 전남자친구, 여자친구, 현재의 남친이 만드는 영화이야기와 각각의 심리묘사. 그리고 뭔가 엇갈린 느낌 달려라 메로스는 그나마 모리미 도미히코!! (여기서 궤변론부, 핑크 삼각팬티 입고 춤추기 이런게 나온다.ㅋㅋ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가 생각나게.ㅋㅋ) 어. 뭐 써놓고 보니 다 기억나는건 하나씩 있구나.ㅋ 여튼 모리미 도미히코가 너무 방방 뜬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이사람 이런것도 쓸수 있어요. 하고 보여주고 싶다.
‘천재 괴짜 작가’가 그려낸 교토발 청춘문학의 금자탑!
일본 문학사를 대표하는 고전 명작이 천재 작가의 유쾌한 변주로 다시 태어난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의 모리미 도미히코가 펼치는 유쾌한 폭소열차의 질주! 현실과 가상을 교묘하게 배열하는 독특한 세계관과 문체로 일본 독자와 평론가의 극찬을 받고 있는 그가 고전 명작들을 자신의 색깔로 해석하였다. 일본 근대문학의 대표작가라 꼽히는 나카지마 아쓰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사카구치 안고, 모리 오가이의 단편소설이 모리미 특유의 유쾌하고 발랄한 이야기와 독특한 예스러운 문체로 변주되어 요절복통 코미디로 태어난다.

표제작인 「달려라 메로스」는 원래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이다. 원작에서 폭군을 암살하려다 처형될 처지에 놓인 메로스는 세리누티우스를 인질로 세우는 조건으로 3일간의 유예를 얻어 누이의 결혼식에 간다. 그리고 왕과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헤치고 다시 돌아온다. 하지만 원작에서의 인간의 신뢰와 우정의 아름다움은 모리미 도미히코를 만나 분홍색 팬티바람으로 춤을 춰야 하는 유쾌함으로 포장된다. 궤변론부를 하루아침에 없애버리려는 도서관 경찰 장관에 맞서는 메노 시로. 폐부의 운명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운동장에 설치된 무대에 올라 삼각팬티 바람으로 춤을 춰야 한다. 메노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 세리나를 인질로 맡기고는 그와의 우정을 위해 도망치기 시작한다. 세리나 또한 독특한 우정관으로 메노가 절대로 돌아오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이처럼 도미히코는 엄숙한 분위기의 근대 작품무대를 현대의 교토로 끌어올리는 것에 머물지 않고, 엄숙한 분위기를 풍기는 원작을 폭소의 도가니로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이를 통해 전 작품 속 주제를 이중으로 굴절시키며 그 본질을 자극하고 있다. 폭주하는 청춘의 사랑과 우정, 요절복통 코미디로 다시 태어난 달려라 메로스 . 일본의 대표 명작이 오늘의 교토를 배경 삼아 익숙하고도 낯설게 펼쳐진다.


산월기
덤불 속
달려라 메로스
벚나무 숲 만발한 벚꽃 아래
햐쿠모노가타리

저자 후기_원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기를
역자 후기_모리미 도미히코가 창조해낸 차분하고 서정적인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