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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소설을 좋아하십니까? 문학에 관심이 있으십니까, 즉 딱딱한 평론도 재미있게 읽으실 자신이 있습니까? 첫번째 질문에 예라는 대답이 나왔어도 두번째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오거든 별로 이책을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먼저 책내용이 궁금하실 분을 위해서 간략히 설명하겠습니다. 10장의 내용중에 외국평론을 번역한게 3장(2, 3, 10장)이 있는데 아쉽게도 2,3장은 1973, 1987년이라는 (과학소설에서는) 아주 오래전에 쓴 내용이고, 10장은 중국, 그것도 청나라시대 작품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학소설에 대한 전반적 개론(1장) 및 국내과학소설에 대한 내용(4,5장)과 과학소설 몇가지를 해설(보다는 연구나 평론이라고 해야되나요?)해 놓은 내용이 4장(6, 7, 8, 9장) 있습니다. 다루고 있는 소설은 이해조의 철세계, 문윤성의 완전사회(나중에 여인공화국으로 다시 나왔지요), 복거일의 파란달아래, 줄 베른느의 80일간의 세계일주, 이 4가지 작품입니다. 이중 철세계와 80일간의 세계일주는 학생용으로 번역된것을 구할 수 있을 듯합니다. 완전사회는 읽어볼만 했습니다만 지금은 구하기 쉽지 않을듯 하고, 이중 파란달아래만 지금 쉽게 구할수 있겠군요. 과학소설에 대한 이해 넓히기 위해서 소설이 아닌 개론서를 읽을 필요는 있지만 대표저자의 머리말에 나와있듯 이책은 상당히 부족한 점이 많이 보입니다. 7,80년대 쓰여진 그것도 (활발한 작품활동이 벌어지는 미국이 아닌) 자국중심의 내용을 다루는 번역문들과 상당히 오래된 고전중의 고전소설들에 대한 평론들은 여지간한 인내심이 있지 않은 다음에야 끝까지 읽기가 어려울 듯 싶습니다. 다만, 처음에 나오는 과학소설의 전반적 이해나 5장인 한국 과학소설의 현황등은 그래도 읽어볼 만 하고 현재 쉽게 구할수 있는 파란달아래를 다룬 평론은 책소개로써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과학소설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면 이 책보다는 번역본으로 나와있는 과학소설들, 특히 요즘 출판되고 있는 여러가지 과학소설 고전들을 읽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시공사에서 나오는 그리폰 문고 책말미에 있는 간단한 작품해설은 과학소설의 간략한 역사나 과학소설의 정의나 범위, 여러 분야의 과학소설과 작가들에 대한 정보에 대해 자세히는 아니지만 개략적으로 다루고 있고, 상당한 재미도 있습니다. 그래도 과학소설에 대한 간략한 개론서가 필요하신분은 지금은 절판되었지만 2권의 책, SF의 이해(로버트 스콜즈 외 등저/김정수외 등역, 평민사)와 멋진 신세계(박상준, 현대정보문화사)를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평민사 책은 비록 오래되고 번역도 조잡하지만 그래도 여러가지 정보를 얻을수 있는 책입니다만 나온지 오래된 책을 번역한것이라 근래 정보가 많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고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현대정보문화사의 책은 그래도 비교적 최근인 1980년대 작품까지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고 단순번역본이 아니라 외국서적을 참고하여 국내실정에 맞게 새로 쓴 책이므로 (출판당시까지) 국내에 번역된 책들에 대한 소개가 있어서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다만, 이것도 발행된지 오래되어 최근작가와 작품이 다루어지지 않는다는 단점과 하드SF를 주로 다루고 있다는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혹시나 이책-과학소설이란 무엇인가-을 사서 (전 물론 여기서 사서 읽었습니다만) 읽으실 분은 책머리에 있는 말처럼 2000년 새즈믄해에 쓴 글이라는 것을 생각하셔야 할것입니다. 머리말과 본문중에도 소개된 2000년에 있을 국내 SF행사들은 사실 대부분 연기되어 2001년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SF컨벤션과 각종 소모임들이 여름부터 계속적으로 이어질 계획이니 관심 있으신분들은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시면 많은 정보를 얻으실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책의 대표저자이신 임성래님의 말대로 인류의 운명을 미래의 사회를 통해서 다양하게 예시해주는 과학소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 지기를 바랍니다. 비교적 만족스럽지 못한 책이었지만 그런 움직임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라면서 이책을 소개합니다. [인상깊은구절]이런 상황에서도 우리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 책을 내는 데는 몇 가지 뜻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올해가 바로 세기가 바뀌는 해이자 새 천년의 시작이라는 점이다. 새 천년의 시작이라는 것은 과학소설이 그 동안 즐겨 다루었던 미래의 세기, 곧 21세기를 말한다. 이에 맞춰 책을 내는 것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 책을 계기로 우리 학계에서 과학소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를 바란다는 점이다. 문학이 인간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당대의 사회를 배경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면 과학소설은 인류의 운명을 미래의 사회를 통해서 다양하게 예시해 준다는 점에서 충분한 논의거리를 제공 해주고 있고, 그런 점에서 과학소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 질 필요가 있다. 한가지 고무적인 일은 올해 아마추어 과학소설 애호가들이 과학소설 관련 행사를 크게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여러 곳에서 과학소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를 통해 우리의 문학 연구의 대상 영역이 넓어진다면 그것은 한국문학의 발전에 보탬이 될 것이다. 이 책이 그런 움직임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란다.
과학 소설의 정체를 밝혀라. 여러 편의 과학 소설을 예로 들며 과학 소설을 과학적으로 파고든다.

1. 과학소설의 전반적 이해 - 임성래
2. 과학소설 - 보호메이어&쯔메각, 진상범 옮김
3. 과학소설 - 자끄 베르지에, 김정곤 옮김
4. 서양 과학소설의 국내 수용 과정에 대하여 - 김창식
5. 한국 과학소설의 현황 - 김재국
6. 철세계의 과학소설적 성격 - 김교봉
7. 페미니스트 유토피아로 떠난 모험 여행의 서사 - 이정옥
8. 과학적 상상력과 측량된 미래 - 김명석
9. 과학정신의 전도사 쥘 베른느 - 김중현
10. 가보옥이 잠수정을 타다 - 왕덕위, 송진영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