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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매큐언 소설이다. <속죄>를 쓴 작가다. 그의 작품은 사랑이 아름답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긋나고, 안타깝게 헤어지고, 시간이 흐른 뒤 후회를 한다. <체실 비치에서>도 그렇다. <속죄>와 마찬가지로 <체실비치에서>도 영화로 만들어졌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면 더 좋다. 영화 <속죄>에 나왔던 시얼샤 로넌이 <체실비치에서>는 주인공으로 나온다. 예쁘게 잘 컸고, 연기도 잘한다. 칠흑같이 어두운 바닷가에서 들리는 새소리가 나이팅게일과 지빠귀로 다른 것처럼 다르게 자라온 둘이 만났고 결혼까지 했다. 둘의 만남은 자연스러웠다. 지역 핵 군축 캠페인 모임에서 그녀의 손가락이 그의 손목 안쪽을 스치며 인연이 시작됐다. 호텔에서 자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바이올린 연주자 플로렌스와 가난한 역사학도 에드워드의 결혼 생활은 새가 날아 가버린 시간만큼 짧았다. 신혼 첫날밤의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쓸 수 있다니 놀랍다. 흥미로운 책이다. 처음에는 엄마들의 이야기가 나와서 초점을 엄마들에게 맞추며 읽었는데, 플로렌스의 아빠가 내 뒤통수를 이렇게 강하게 칠 줄은 몰랐다. 설마 하면서 읽었는데 진짜였다. 플로렌스의 엄마는 안아주거나 키스 해주지 않는 정서적으로 차가운 엄마였고, 에드워드의 엄마는 뇌 손상을 입은 엄마였다. 플로렌스는 아빠 때문에 강한 트라우마가 있었고, 에드워드 역시 가족을 떳떳이 밝히고 싶지 않았다. 플로렌스의 처지가 가엽기는 하지만 내 마음은 에드워드쪽으로 자꾸 기운다. 난 에드워드의 자책이 마음에 걸렸다. 그는 가난하게 살았지만, 플로렌스의 돈을 보고 접근한 것도 아니었다. 그는 어머니의 ’뇌 손상‘ 알고 난 뒤로 마음이 힘들었던 사람으로, 평범하지 않은 아내를 감당하기엔 또 다른 엄마를 보는 것처럼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플로렌스는 왜? 아버지에게 퍼부어대지 않았을까? 아버지에게 화내지 못한 것을 에드워드에게 퍼부어댄 느낌이다. 플로렌스가 ’돈‘ 이야기를 했을 때, 에드워드는 그녀 곁을 떠나 ’역사책‘ 쓰는 꿈도 버리고 돈만 벌었다. 그의 약점을 너무 쉽게 건드렸다. 그녀와 결혼했으면 아이도 있었을거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침대로 이끈 것도 그녀였고, 그를 과도하게 흥분시킨 것도 그녀였고, 그에게 실패자의 낙인을 찍은 것도 그녀였다. 자신의 과거 때문이면서 에드워드를 너무 불쌍하게 만들었다. 플로렌스의 부모를 생각해본다. 신혼 가방을 들고 나타난 그녀를 봤을 때 그녀의 부모들은 어땠을까? 아버지가 뉘우치고, 반성해야 하는데 어디에도 그런 부분이 없다. 플로렌스 역시 마찬가지다. 그녀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을지? 수많은 에드워드를 만들었을까? 아님 바이올린만 연주하며 살았을까? 난 궁금하다. 세 번째 중앙의 9C 자리는 왜 바라본 것일까? 미련이 남았을까? 그녀가 에드워드에게 한 말이 의미심장하다. 자신에게 필요한 건 어머니를 죽이고 아버지와 결혼하는 것이었다니. 이건 뭘까? 그래서 아버지에게 퍼부어대지 않았던 걸까? 아빠보다 엄마를 더 미워한 것일까? 에드워드가 체실비치에게 그녀에게 욕하고 분노하며 잡지 않았다. 또 그녀에게무리하게 많은 것을 기대하고 요구했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더 형편없었던 것은 플로렌스와 그녀의 아버지라고 생각한다.
[어톤먼트] 원작자 이언 매큐언의 최신작!
타임스 선정 2007년 올해의 책!
우리 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어톤먼트]의 원작자 이언 매큐언의 최신 장편소설. 첫사랑, 마지막 의식 시멘트 가든 이런 사랑 등 1980년대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발표된 그의 전작들은 무겁고 부담스러운 소재를 단절적이고 난해한 서술 방식을 통해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그는 문단에서 ‘피투성이 이언(ian macabre) 으로 불리곤 했다. 그러나 부커상을 수상한 암스테르담 부터는 그의 작품 스타일이 크게 변화하였다. 인물의 의식을 페이지 위에 바로 투사해낸 듯 정밀한 심리묘사와 허를 찌르는 반전 등이 바로 그것이다. 최신작 체실 비치에서 에 오면 그의 이야기 구조는 예전보다 많이 간단해지고 속죄 에서 여준 그 놀라운 묘사와 호흡이 긴 장문의 문체는 최대한 단순해진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196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한 젊은 신혼부부의 성과 사랑을 담담하면서도 밀도 깊게 그려냈다. 프리섹스와 록음악, 자유로운 삶의 방식이 세계를 휩쓴 해방의 시대를 바로 목전에 둔 시절, 자유로워지길 갈망하지만 아직 보수적인 의식을 벗어던지지 못한 젊은 남녀가 첫날밤에 직면한 성과 사랑의 이야기가 덤덤하게 펼쳐진다. 무심한 듯 흘러간 과거의 한 장면, 전형적인 듯 보이기도 하는 한 줄 한 줄의 덤덤한 서술 방식이 돋보인다.
1962년 초여름, 런던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한 청년 에드워드 메이휴와 촉망받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현악오중주단의 수석 연주자인 플로렌스 폰팅이 결혼식을 올린다. 첫날밤을 앞둔 두 사람은 각자 고민에 시달리게 된다. 에드워드는 첫 섹스에서 아내를 만족시키지 못하게 될까봐,플로렌스는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에 섹스 자체를 혐오하기에 두 명 다 첫날밤을 앞두고 전전긍긍한다. 그리고 그들은 첫날밤에 결국 실패를 경험하게 되는데....이 책은 인간의 약함과 그것으로 빚어진 슬픈 운명. 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회한이라는 이언 매큐언의 오랜 주제를 다시금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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